문화이야기

이은혜, 2011년 전지희 귀화 시기 같지만 극과 극 삶...13년만에 올림픽 국가대표 탁구 '동메달'...양영자 감독, 중국 내몽골 선교사로 한국 입양 도움 이유...서울대 박사 과정 '국가대표 중 최고 학력'...신유빈 만나 팀워크 최강

탐진강 2024. 8. 20.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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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수확한 한국 여자 탁구 대표팀의 이은혜와 전지희는 중국 출신의 귀화 선수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특히 이은혜와 전지희는 2011년 귀화 시기가 비슷하지만 두 사람이 탁구 선수로서 성장해온 궤적은 극과 극 차이가 있습니다.



전지희는 귀화 이후부터 국가대표로 승승장구했지만 이은혜는 귀화 12년이 넘은 작년에서야 국가대표에 선발됐습니다. 

이은혜는 부족한 탁구 실력을 엄청난 노력으로 극복했고, 학업도 열심히 해서 서울대 박사 과정 수료할 정도로 국가대표 중 최고 학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울러 이은혜와 전지희는 '삐약이' 별명의 신유빈을 만난 것이 행운이라는 말도 나옵니다. 

자세한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전지희는 귀화 첫해인 2011년 갓 창단한 포스코에너지를 종별선수권 우승으로 이끌어 대한탁구협회 신인상을 받고, 2015년에는 종별선수권, 한국실업대회, 종합선수권 여자 단식 챔피언을 휩쓰는 등 일찍부터 국내 강자로 올라섰습니다.

반면에 이은혜는 '대기만성형'이었습니다.

이은혜는 1995년생 올해 29세이며, 중국 허베이성 출신으로 내몽골 지역에서 유소년 탁구 선수로 활동했습니다. 


그러다 당시 몽골에서 선교사 활동을 하던 양영자 전 탁구 대표팀 감독 도움으로 2011년 한국으로 귀화했습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당시 현정화와 여자 복식 금메달리스트 출신의 양영자 감독은 당시 "이은혜가 특별히 탁구 재능이 뛰어나서 한국으로 데려오게 된 건 아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중국 탁구 선수가 한국으로 귀화하려면 실업 무대에서 팀 성적을 견인할 실력이나 잠재력이 있어야 하는데, 어릴 적 이은혜는 그런 경우는 아니었습니다.



양영자 감독은 "당시 중국이 산아제한으로 한 명만 낳는 때였는데 이은혜 집에 딸만 셋이 있어서 여러모로 사정이 좋지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면서 "은혜 아버지가 한국으로 데려가 달라고 부탁했다. 워낙 탁구를 좋아하기도 해서 한국으로 데려오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은혜는 양영자 감독으로부터 사연을 들은 사랑의 교회 이충희 목사 부부가 아예 입양을 했습니다.



이충희 목사는 이미 두 딸이 있었는데  맏딸로 입양한 중국 아이에게 지어준 이름이 바로 '은혜' 입니다.

워낙 여린 성품인 이은혜는 한국 생활 초기에 언어와 문화적 차이로 많은 혼란을 느꼈습니다.

새 환경에 적응하는 고통을 독실한 개신교 신앙생활과 탁구 훈련으로 치유했습니다.



탁구 명문 단원고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다가 2013년 대한항공에 입단하며 실업 선수가 됐습니다.

이은혜는 부족한 재능을 무지막지한 훈련량으로 메우며 꾸준히 성장해 나갔고, 대한항공 전열에서 뺄 수 없는 자원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를 지도한 강희찬 대한항공 감독은 "다른 선수들한테는 더 훈련하라고 푸시하는데, 이은혜한테만은 맨날 제발 좀 '릴랙스'하라고 부탁한다"며 웃었습니다.




이은혜는 2022년 비로소 픽셀스코프 전국 남녀 종합 탁구 선수권에서 단식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이후 이은혜는 2023년 9월 평창 아시아 선수권부터 항저우 아시안 게임, 2024년 부산 세계 선수권까지 국가대표로 활약하게 됐습니다.

특히 이은혜는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생애 처음으로 꿈에 그리던 올림픽 국가대표에 선출됐습니다. 



귀화한 지 13년만에 이루어진 일입니다.

전지희, 신유빈이 일찌감치 확정된 상황에서, 남은 한 자리를 두고 서효원, 김나영 등 6인과 선발 경쟁전을 펼쳤는데 끝내 이겨내 기어코 생애 첫 올림픽 출전을 이루게 된 것입니다. 

이은혜는 전지희와 귀화는 2011년 같은 해에 했지만 2016년에야 실업대회에서 우승하며 국내 주요 대회 단식 타이틀을 처음 따냈습니다. 


그리고 이은혜는 다음 단식 우승은 2022년 종합대회에서야 달성했습니다.

반면 전지희는 어린 시절부터 탁구를 잘했습니다.

전지희는 1992년생으로 올해로 32세로 최고참에 속하며 키가 159센티미터(cm)로 작은 편 입니다. 


전지희는 중국 허베이성 랑팡시에서 태어나 7살 때 부터 탁구를 시작했습니다. 

중국 청소년 국가대표 선수로 발탁된 이력이 있었으나 성인 국가대표에 발탁되지 못했습니다.

전지희는 김형석 감독의 권유로 한국에 건너와 2011년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습니다. 



이후 김형석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포스코에너지 여자탁구단에 입단했습니다.

2014년 아시안 게임 한국 국가대표로 출전하여 김민석과 함께 혼합복식 동메달을 획득하였습니다.

2022년에 포스코에너지를 떠나 미래에셋증권으로 이적했습니다.

그러나 전지희는 세계적인 강자로 인정받으면서도 유독 메이저 대회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던 선수였습니다.

2022년부터는 무릎 부상이 더 심해지며 전지희를 괴롭혔고, 그의 시대가 끝나간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도쿄 올림픽을 전후해 크게 성장한 신유빈이 전지희에게 좋은 경쟁자이자 동반자가 돼줬습니다.

띠동갑 조카뻘인 신유빈과 함께 복식조를 꾸리면서 정신적으로도 더 성숙해졌습니다.

전지희와 신유빈은 지난해 2023년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복식 금메달을 합작했습니다. 

한국 탁구가 21년 만에 수확한 아시안게임 금메달이었습니다.

그리고 장우진과 함께했던 혼합복식과 여자부 단체전에서는 동메달을 획득했습니다.

특히 시상식 당시 장우진이 전지희 옷매무새를 해주는 장면은 현지 관중들의 폭발적인 환호성을 자아냈습니다.



이렇게 파리 올림픽에는 신유빈을 중심으로 이은혜와 전지희가 처음으로 한 팀으로 뭉쳤습니다.

한국은 1복식에서 전지희가 신유빈과 함께 승리를 수확해 기선제압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이은혜는 강점이 하나 있다면 170센티미터(cm) 키에서 나오는, 유럽 선수들에게도 뒤지지 않는 '파워'였습니다.

이은혜는 단식에서 독일의 18세 신예 아네트 카우프만을 상대로 자신의 강점을 제대로 살려내며 한국에 귀중한 1승을 가져다줬습니다.

'맏언니' 전지희 역시 제 몫을 다해줬습니다.

전지희는 3단식에서 산샤오나를 물리쳐 한국의 3위를 확정했습니다.

이은혜는 첫 올림픽에서 메달을 수확했고, 전지희는 '2전 3기'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전지희는 이번 대회를 '마지막 올림픽 무대'로 여기며 준비했던 터라 감동이 컸습니다.

더는 기회가 없다는 생각에 성치 않은 무릎을 '갈아 넣다시피' 하며 연일 강훈련을 소화했다고 합니다.



마침내 전지희와 이은혜는 한국 귀화 13년 만에 함께 프랑스 파리에서 꿈에 그리던 올림픽 시상대에 올랐습니다.

거기에는 두 언니를 늘 친절하게 배려하는 신유빈이 있었습니다.

신유빈은 언니들 덕분에 메달을 땄다고 연신 고마움을 표시했습니다.

하지만 전지희는 신유빈의 세계 순위가 높아 좋은 시드를 받았기 때문이라면서 신유빈에게 공을 돌렸습니다.

이은혜는 그 동안의 힘겨웠던 무명 시절이 떠올랐는지 "사실 좀 많이 힘들었어요"라면서 결국 울음을 터트렸습니다.

배우 이동욱과 아이돌그룹 샤이니 민호가 ‘2024 파리올림픽’ 탁구 여자 단체전 동메달 결정전 중계 화면에서 응원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이은혜는 승리 후 무릎 꿇고 기도하는 모습이 보일 정도로 독실한 기독교 신자입니다.



이은혜가 놀라운 점은 탁구를 열심히 하는 동시에 학업에도 꾸준히 전념하는 모습입니다.

이은혜는 단원고 졸업 후 상명대학교 천안캠퍼스에서 러시아어권지역할 학사를 취득했고, 연세대 대학원에서 노어노문학 석사를 취득했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서울대 대학원에서 노어노문학 박사과정을 수료한 상태입니다. 

전지희는 만주족 출신이라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전지희는 자신에게 다시 기회를 준 한국에 자주 감사함을 표시해 한국인들의 호감을 샀습니다. 


고구려 음식에서 기원한 너비아니, 맥적구이를 좋아한다고 합니다. 

물광 피부와 쌍꺼풀 수술을 한 것 아니냐는 중국의 네티즌들의 비아냥에 “하하하” “77만원 들었다” “본인이 행복한 게 가장 중요하다” 등 일일이 답글을 달아 이에 감동한 중국 네티즌들에게 “더 잘되기를 바란다”는 반응을 이끌어 내기도 했습니다. 

이은혜는 거란족 다우르족 출신이라는 말이 있지만 확실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한국 네티즌들은 한국과 만주족 거란족 연합이 메달을 땄다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신유빈은 2004년생 20세인데 어릴 때부터 탁구 신동으로 불리며 현재까지 탁구는 물론 인성까지 훌륭한 선수로 성장했습니다.  

신유빈에 대한 이야기는 인터넷이나 유튜브에서 쉽게 볼 수 있어 생략하겠습니다.



아무튼 신유빈 전지희 이은혜의 모습을 보면 그냥 그대로 자연스럽게 팀워크가 느껴질 정도입니다. 

앞으로 신유빈을 비롯 전지희 이은혜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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