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에 의한 손흥민을 위한 손흥민의 120분 드라마였습니다.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3일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호주와의 대회 8강전에서 승리해 4강에 진출했습니다.
호주와의 경기는 '손흥민 원맨쇼' 였습니다.
'캡틴' 손흥민은 극적인 프리킥 역전골을 성공시켰습니다.
9년 만에 호주와의 '리벤지 매치' 승리를 부르는 환상적 프리킥골로 한국에 2대 1 승리를 안겼습니다.
경기 종료 직전 손흥민이 얻은 페널티킥을 황희찬의 드라마 같은 동점골에 이은 연장전에서 손흥민의 프리킥골은 포기하지 않는 한국 축구의 투혼을 상징했습니다.
손흥민은 호주전에서 혼자서 10가지 이상의 대표팀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자세한 경기 소식, 지금 시작합니다.
9년전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호주에 연장전 끝에 패배한 한국팀의 당시 막내 손흥민은 아쉬움에 눈물을 터트렸습니다.
한국은 지난 2015년 아시안컵 결승에서 개최국 호주에 손흥민의 극적 동점골에도 불구하고 연장에서 1대 2로 패하며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2대 1로 복수극으로 되갚아 주었습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날 손흥민 조규성 황희찬 이강인 박용우 황인범 설영우 김영권 김태환 김민재 조현우를 내세웠습니다.
피파 랭킹 23위의 한국은 역시 우승 후보로 꼽히는 랭킹 25위의 호주를 상대로 끌려다니며 어려운 경기를 치러야 했습니다.
우리 팀은 16강전 사우디아라비아와 연장전까지 치렀기에 체력적으로 불리한 상황이었습니다.
한국은 사우디 아라비아와 16강전에서 경기 종료 1분을 남기고 동점골을 터뜨린 뒤 승부차기에서 4 대 2 승리를 거둬 8강에 올랐습니다.
한국 축구팀은 황희찬을 처음 선발 명단에 올려 손흥민 이강인 조규성과 함께 '리벤지 매치'의 선봉에 내세웠으나 전반 42분 선제골을 내주고 말았습니다.
한국은 전반 볼 점유율에서 70% 대 30%로 앞서면서도 전체 슛에서 0 대 6, 유효 슛에서 0 대 2로 밀리며 리드를 당했던 것입니다.
전반 32분 이강인의 전환패스에 이은 설영우~황희찬으로 이어진 연계플레이로 선제골을 터뜨리는가 싶었으나 설영우가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습다.
이 골이 오프사이드로 판정되면서, 황당하게도 한국은 전반 단 한 차례의 슛도 하지 못한 것으로 기록됐습니다.
이번 대회 4경기에서 단 1실점만 기록한 호주의 '늪 축구'는 점유율을 내주면서도 득점 기회를 내주지 않는 단단한 수비로 한국 공격수들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그러나 우리에겐 손흥민이 있었습니다.
손흥민은 9년전 복수를 꿈꾸며 끝까지 투혼을 보여주었습니다.
경기 종료 1분 전, 96분에 손흥민은 페널티킥을 얻어냈습니다.
손흥민이 호주 수비수 4명 이상을 헤치고 들어가자 호주 선수가 페널티 에어리어에서 태클로 손흥민의 발목을 걸어 넘어뜨리고 말았습니다.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 7분 가운데 단 1분을 남기고 얻은 페널티킥이었습니다.
키커로 나선 황희찬이 찬 페널티킥 성공으로 한국의 극적인 추가시간 동점골을 터뜨렸습니다.
황희찬은 강한 자신감의 오른발 슛을 날려 골망을 흔들었습니다.
황희찬은 주장 손흥민에게 자신이 한 번 차보겠다고 자신감을 보여, 손흥민이 페널티킥을 양보했다고 합니다.
페널티킥 성공으로 승부는 연장으로 이어졌습니다.
한국의 '캡틴' 손흥민은 다시 한번 존재감을 보였습니다.
두 번의 실패를 없다는 듯 연장 전반의 프리킥을 역전골로 장식했습니다.
황희찬이 돌파 과정에서 얻어낸 페널티 에어리어 왼쪽의 프리킥 키커로 나서 특유의 오른발 감아차기로 호주의 왼쪽 골망을 흔들었습니다.
이때 한준희 해설위원은 “손흥민의 의지가 만들어낸 페널티킥”이라고 말했습니다.
'손흥민 존'에서 손흥민의 오른발 감아차기가 왼쪽 골대 구석으로 아름다운 궤적을 그렸습니다.
호주 골키퍼가 막으려 했으나 손끝을 스치며 골대로 빨려들어갔습니다.
연장전 104분이 진행되는 순간이었습니다.
9년 만의 '리벤지 매치' 승리를 부르는 환상적 프리킥골로 한국에 2 대 1 승리로 복수극에 성공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경기 종료 직전 황희찬의 드라마 같은 동점골에 이은 손흥민의 프리킥골은 포기하지 않는 한국 축구의 투혼을 상징했습니다.
손흥민은 결코 포기하지 않았고 동점골의 결정적 찬스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역전골을 직접 프리킥으로 만들어 냈습니다.
손흥민은 경기 후 "모든 선수의 희생과 도전정신은 칭찬받아야 한다"고 선수들 모두에게 칭찬을 돌렸습니다.
손흥민은 첫 골 장면에 대해 "(선수들이) 상당히 힘들어하는 중에 '내가 한번 보여줘야겠다' 책임감을 항상 많이 가지고 있었다"며 "상대 수비수도 위험한 태클을 했고, 공격수로서 이런 상황을 노리고 움직였기 때문에 좋은 장면을 만들었다"고 회상했습니다.
손흥민은 두번째 골에 대해서는 "선수들의 움직임이 좋은 장면을 만들어 냈다"며 "이강인과 프리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고 좋은 선택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손흥민이 인터뷰할 때 목이 쉰 목소리였다는 점에서 얼마나 열심히 뛰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손흥민의 개인 기량으로 8강전 2골이 모두 나온 것입니다.
손흥민은 자신의 122번째 A매치에서 44번째 골을 기록했습니다.
우리나라 남자 축구팀 A매치 득점 2위 황선홍 올림픽대표팀 감독의 50골과 격차는 이제 6골 차이 입니다.
손흥민의 120분 드라마는 그렇게 한국팀 승리로 끝났고 4강전에 진출했습니다.
이로써, 한국은 호주와 역대 전적에서 9승 11무 9패 동률을 기록하게 됐습니다.
아시안컵에서는 2승 1무 1패로 한국팀이 앞서 나가게 됐습니다.
최근 세 경기에선 한국이 2승1무로 앞서게 됐습니다.
그간 한국과 호주 양 팀이 2골 차 이상으로 승부를 낸 건 세 차례뿐입니다.
호주팀은 이번 아시안컵에서 단 1점만 실점했는데 한국전에서 2점을 실점하게 됐습니다.
특히 2015년 손흥민에게 '우승 실패'의 아픔을 안긴 호주의 사령탑이 바로 현재 토트넘을 이끄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인데 손흥민이 토트넘 돌아가면 할 말이 많겠습니다.
그리고 한국 팬들의 응원 소리를 가까운 곳에서 들으며 골문을 지킨 조현우는 두 차례 '선방 쇼'를 펼치며 기대에 부응했습니다.
물론, 그것 때문에 대한민국의 승리가 확정된 것은 아니었겠지만, 정예 붉은 악마들의 응원 목소리가 태극 전사들에게 힘을 보탰던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한국은 이번 대회 90분 이후에만 5골째를 기록하는 투혼으로 64년 만의 우승 집념을 불태우고 있습니다.
한국은 요르단과 오는 7일 오전 0시 4강전을 펼쳐 64년 만의 우승 도전을 이어가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