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가 가처분 항고심에서도 패배한 가운데 재판부는 장문의 결정문을 통해 조목조목 설명했습니다.
재판부는 "뉴진스 멤버들이 스스로 야기한 손해"라며 "(뉴진스의) 주관적인 주장만으로 계약파기는 안 된다"며 항고를 기각했습니다.
재판부는 "전속계약은 유효하고, 독자 활동은 해선 안 된다"는 1심 결정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가처분 항고 결정문은 총 16페이지 분량이나 될 정도로 아주 꼼꼼하게 판결을 했습니다.
결정문 각주에는 해린은 성인이 되었고, 미성년자 혜인의 부모의 친권 소송 내용 등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신뢰관계 파탄 관련 대법원 판례는 매니저가 가수 강간 혐의자 동생에게 미성년자 여성 연예인 운전을 맡기는 등 뉴진스 사건과 전혀 다른 경우였습니다.
특히 각주에서 "민희진은 SM엔터테인먼트에서 이직했지만, 민희진이 SM에서 프로듀싱에 관여하였던 아이돌그룹 상당수가 다른 프로듀서와의 협업을 통해 성공적인 활동을 이어나간 것으로 보인다"라는 취지로 정곡을 찔렀습니다.
결정문에서 주문은 "이 사건 항고를 모두 기각한다"라면서 "항고 비용은 채무자들, 뉴진스 측이 부담한다"라고 돼 있었습니다.
판결 결정문에는 곳곳에 새로운 사실들이 나와 있었습니다.

뉴진스 멤버 해린은 제1심에서 미성년자였으나, 항소심에서 성년이 되었습니다.
해린은 생일이 2006년 5월15일입니다.
해린은 1심 판결 3월21일 당시에는 생일이 지나지 않아 만 18세 미성년자였습니다.
그러나 6월17일 항소심 판결 때는 생일이 지나서 만 19세, 성인이 되었습니다.
대한민국, 우리나라는 만 19세를 성인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유일한 미성년자인 멤버 혜인에 대한 내용도 판결 결정문에 각주 형태로 설명돼 있었습니다.
혜인의 친권자는 아빠와 엄마인데, 이번 사건 소송에 관한 의견이 일치하지 않아 공동으로 친권을 행사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혜인 엄마는 서울가정법원에 '친권 행사 방법의 결정'을 신청했습니다.
지난 3월14일 서울가정법원은 '이 사건에 관한 소송행위와 법률행위를 하는 등에 있어서 엄마가 친권을 행사한다'는 취지의 결정을 받았습니다.
따라서 이번 사건에 있어서 엄마가 혜인에 대한 친권을 단독으로 행사할 수 있습니다.
이는 민법 제909조 제2항 단서에 따른 것입니다.
민법 제909조 제2항은 '친권은 부모가 혼인 중인 때에는 공동으로 행사하게 되어 있다'라고 규정돼 있지만 단서 조항으로 단독 친권이 가능합니다.
뉴진스 측은 신뢰관계 파탄을 주장하면서 전속계약 해지가 적법하다는 입장이었습니다.
특히 뉴진스 측은 신뢰관계 파탄을 이유로 전속계약 해지가 된 대법원 판례가 있다고 희망회로를 돌렸습니다.
결정문에는 대법원 판례에 대해서도 각주에 구체적으로 적시하고 있었습니다.
각주 내용은 "매니저인 원고와 연예인인 피고 사이에 일반적인 전속계약이 이루어진 사안이다. 원고는 자신의 동생이 소속사 가수를 강간하였다는 혐의로 기소되었는데도 미성년 여성인 피고의 차를 운전하게 하는 등 피고의 인격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는 행동을 하였다. 2014년 1월, 2월경 이후에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신뢰관계가 훼손되어 원고는 피고를 위한 매니지먼트 활동을 하지 못하였고, 피고 측도 원고와 별개로 연예활동을 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서로 형사 고소를 하였다"고 적시하고 있었습니다.
이 사건은 국악소녀 송소희 관련 사건으로 알려졌습니다.

대법원 판례와 뉴진스 사건은 전혀 다른 사례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항소심에서 뉴진스의 구체적 주장을 살펴볼까요?
뉴진스 측은 "뉴진스를 부당하게 홀대했다. 특히 민희진은 전속계약의 핵심적 전제임에도, 부당한 감사를 실시하고 대표이사에서 해임했다. 이로 인해 어도어(ADOR)에 대한 '신뢰관계가 파탄'됐다. 전속계약 해지는 적법하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신뢰관계 파탄 주장에 대해 배척했습니다.

재판부는 뉴진스가 쏘스뮤직의 연습생 (N팀) 출신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일례로, 민지는 2018년에 연습생으로 선발됐는데 민희진이 하이브(HYBE)에 입사한 2019년 보다 앞서는 것입니다.
재판부는 "민희진이 나머지 멤버를 선발하는 과정에도 관여한 자료가 없다. 뉴진스는 쏘스뮤직의 연습생일 뿐 민희진이 관여한 점은 입증되지 않는다."라고 판결했습니다.
아울러 전속계약상 민희진과 관련된 조항이 없는 점도 짚었습니다.
어디에도 민희진이 프로듀싱을 전담해야 한다는 '키맨' 조항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재판부는 "민희진은 계약의 핵심 전제가 아니다. 오히려 하이브가 뉴진스를 알아보고 이들만의 회사를 설립했다. 총 210억 원을 투자했다. 계약의 핵심은 민희진이 아닌 하이브."라고 적시했습니다.
민희진은 지난 2023년 12월경부터 하이브에 주주간계약 내용 수정을 요구했습니다.
동시에, 뉴진스를 데리고 나가기를 계획했습니다.
투자자를 물색하고 만남을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재판부는 "뉴진스를 데리고 하이브 이탈을 시도하고, 하이브 지분 매각 압박을 했다. 민희진은 현재 전속계약의 전제 구조를 파괴하고 있다."고 정곡을 찔렀습니다.

재판부는 "(대표이사 해임은) 민희진이 스스로 야기한 것"이라며 "뉴진스가 특정 프로듀서를 돌려달라거나 어도어에 실망했다는 이유로 '신뢰관계 파탄'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뉴진스는 민희진이 프로듀싱을 담당하지 않아 전속계약과 관련한 중대한 사정변경이 발생, 전속계약 해지를 주장했습니다.
재판부는 민희진이 전속계약의 핵심 전제가 아님을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재판부는 "민희진은 전속계약 성립의 기초가 된 객관적 사정이라 해도, 그의 역할이 핵심은 아니다"고 판단했습니다.
민희진이 그 계약 구조를 훼손하고 있는 당사자라는 것입니다.
현 상황에서 뉴진스가 민희진의 입장에 동조하는 것은 더욱더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재판부는 "오히려 뉴진스의 주장은 사정변경의 원칙의 근거인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 보일 뿐이다."라고 했습니다.
민희진의 부재가 계약 자체를 깰 만큼 중대한 사안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뉴진스의 나머지 주장은 대부분 주관적인 입장으로 판단했습니다.
뉴진스가 민희진만을 프로듀서로 고집하는 사정으로 말미암아 신뢰관계가 파탄된다고 볼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결정문에서 각주에는 "민희진은 SM엔터테인먼트에서 프로듀서로 일하다가 하이브로 이직하였는데, 민희진이 SM에서 프로듀싱에 관여하였던 아이돌그룹 상당수가 민희진이 퇴사한 이후로도 다른 프로듀서와의 협업을 통해 성공적인 활동을 이어나간 것으로 보인다"라는 취지로 설명했습니다.
뉴진스 멤버들이 민희진 없이는 안된다는 논리를 가볍게 제압한 셈입니다.
또한 뉴진스 측은 "이 사건이 인용되면 하이브는 금전적인 손해에 불과하지만, 뉴진스는 장기간의 공백기로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입는다. 직업수행의 자유, 예술 창작의 자유도 침해받는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뉴진스가 독자 활동을 하게 되면 어도어는 그간의 투자성과를 상실하게 됩니다.
반면, 뉴진스는 모든 성과를 사실상 독점적으로 누릴 수 있게 됩니다.
따라서 재판부는 "불합리한 결과"라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뉴진스의 지난 3월 홍콩 공연을 예로 들었습니다.
독자 활동을 방치할 경우 대중이 '전속계약 해지됐다'는 잘못된 인식을 가질 수 있고, 뉴진스라는 브랜드 이미지도 손상된다는 것입니다.


재판부는 "뉴진스는 (자신들의) '손해'를 주장하지만, 뉴진스가 적법한 전속계약 이행을 거부함에 따라 발생하는 것이다. 스스로 야기한 손해에 불과하다. 오히려 어도어가 손해를 입는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재판부는 "어도어의 매니지먼트를 받지 않고도 해외 공연에 성공했다고 하는데, 그러한 뉴진스가 어도어의 매니지먼트를 받으면서 공연을 하지 못할 이유도 없다"고 꼬집었습니다.
뉴진스가 주장한 직업수행의 자유와 예술 창작의 자유에 대해서도 "뉴진스가 전속계약을 준수하면 연예활동이 가능하고, 이는 오히려 뉴진스에게 이득"이라고 충고했습니다.
한편, 어도어(ADOR)는 18일 공식입장을 통해 “법원의 판단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어도어는 “이번 결정이 멤버분들이 다시 ‘뉴진스’라는 제자리로 돌아와 활동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촉구했습니다.
계약 위반 논란과 별개로, 오는 7월 데뷔 3주년이라는 뉴진스의 중요한 시점에 다시 함께하길 바란다는 정서적 메시지가 강조됐습니다.

어도어는 공식적으로 “보다 큰 도약과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며 멤버 복귀에 대한 의지를 재차 밝혔습니다.
하지만 그간 재판부가 합의할 의사가 없는지 두차례나 권유했으나, 뉴진스 측은 "신뢰관계가 파탄돼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고 거절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