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전 대표가 당사자 신문을 위해 법원에 출석해 5시간 30분이 넘는 시간 동안 증언, 하이브(HYBE)와 여전히 날선 대립을 보이며 울분을 토했습니다.
민희진 전 대표는 27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31부 남인수 부장판사 심리로 하이브를 상대로 낸 풋옵션 행사 관련 주식매매대금 청구 소송 변론기일에 당사자 신문을 위해 출석했습니다.

이날 민희진은 자신이 어도어 대표이사에서 해임될 이유가 없었다고 주장하며 눈물을 흘리며 오열했습니다.
그는 먼저 2019년 SM 퇴사 후 하이브에 합류한 이유에 대해 처음으로 밝혔습니다.
그는 "당시 SM 퇴사와 관련해서 내부적으로도 잘 모르던 상태였다. 근데 제가 퇴사한지 이틀 만에 방시혁 의장이 헤드헌터를 통해서 연락을 했고, 그 다음주에 만났다"라며 "제가 12월 31일에 퇴사했는데 어떻게 1월 2일에 연락을 줬냐고 했더니 'SM 내부에 정보원이 있고, 그 정보원들을 통해서 퇴사를 알게됐다'고 하더라. 방시혁 의장이 '퇴사를 해서 반가웠다. 희진님같은 인재를 꼭 영입하고 싶었다'면서 구애를 하셨다"라고 말했습니다.
민희진은 "제가 다른 회사 (카카오 엔터)와도 이야기 중인 부분이 있어서 이야기를 해보고 결정을 해야겠다고 했더니, 본인의 비전을 말씀하셨다. 걸그룹에 자신이 없어서 내가 꼭 필요하다고 하셨다"라며 "그때 다른 회사에서도 제안이 있어서 고민이 있었는데, 방시혁 의장이 이후에 연락을 또 줘서 밥을 먹는 자리를 가졌다. 밥을 먹는 자리에서 부모님께 전화가 왔는데, 바꿔달라고 하더니 '아버님 제가 따님 하고 싶은 거 다 할 수 있게 헤주겠다. 희진님의 오랜 팬이라서 꼭 같이 일하고 싶다. 나는 성덕이다'라고 하셨다. 그래서 이렇게 나를 믿어주고 하고 싶은 걸 해준다고 하면 여기가 괜찮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당시 방시혁 의장이 쏘스뮤직 소성진 대표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고 주장했습니다.
민희진은 “나를 영입해 상장을 시도하려고 한 것 같다. 나는 하이브 상장의 제물이었던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민희진은 ‘무릎 꿇는 수준’의 방시혁 의장 요청이 있었다며 개인 레이블 및 그룹 론칭을 약속받고 계약을 체결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방시혁 의장 말과 달리, 하이브 측의 어도어 방치 및 계속되는 이견에 “등 쳐 먹은 것”, “양아치 같은 행동”이라며 당시 상황에 대해 꼬집었습니다.
어도어를 향한 심한 견제가 있었다며 구조적 제약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했습니다.
이어 민희진은 아일릿의 뉴진스 표절을 재차 주장하며, 뉴진스 부모들과 하이브에 항의를 넣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더해 자신이 뉴진스의 성공을 이끌었음에도 하이브에서 자신을 해임한 것에 대해 울분을 토했습니다.
그는 "뉴진스가 작년 6월 도쿄돔에 콘서트도 아니고 팬미팅으로 입성한 것은 역사적이고 역대급이었다. 그런 일을 한 자회사 사장을 자르는 회사는 비상식적"이라며 "지옥 같았는데 뉴진스 때문에 견뎠다"라고 말하며 오열했습니다.
그는 "나는 잘못도 없고 투명하고 깨끗하게 경영했다. 그래서 내가 끝까지 할 수 있는 것을 다 해본 것이다. 내가 해임당할 이유가 없다"라며 "주변에서도 참으라고 했지만 절대로 못참는다고 이야기했고, 할만큼 다했고 더 이상 못하겠어서 회사를 나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습니다.

민희진은 하이브가 뉴진스의 데뷔 때부터 홍보를 제대로 해주지 않았다고 항변했습니다.
그는 "하이브가 르세라핌 데뷔 홍보는 제대로 해줬는데, 뉴진스는 그렇지 않았다"라며 "이전에 '유퀴즈' 출연을 몇차례 거절했는데, 작가님한테 직접 전화해서 출연하겠다고 했다. 그때 홍보를 못하게 하니까 제가 출연한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하니가 아일릿 매니저에게 "무시해"라는 발언을 들었다고 주장, 이후 국정감사까지 출석한 것과 관련해 자신이 지시한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민희진은 "뉴진스 멤버들 똑똑하다. 누가 지시한다고 들을 애들이 아니다. 자기들과 생각이 다르다고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모멸적이다"라며 "제가 종용한 적 없다. 저는 오히려 하니가 혼자 국감에 나가는 것이 안쓰러웠고, 같이 나가주고 싶었다. 심지어 물어보기까지 했다. 애들을 바보로 생각하지 말아달라"라고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뉴진스 리더 민지가 작년 9월 유튜브 라이브 방송 그리고 11월 전속계약 해지 선언을 주도한 것인가요?
하이브 측은 민희진과 이상우 전 어도어 부대표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증거로 여론전, 일명 프로젝트 1945, 하이브 7대 죄악 등의 대화에 대한 반대신문을 진행했습니다.
민희진은 "이상우 전 부대표는 그 친구의 스타일대로 움직인 것이고 제가 동조한 것이 아니다"라며 "제가 뭘 어떻게 하자고 한 적도 없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외에는 "기억이 안 난다", "모르겠다"라고 답변했습니다.
하이브 측은 "민희진이 이 전 대표에게 폭언하고 이상우 부대표가 '죄송하다. 다시 해보겠다'고 한다. 대화 보면 민희진의 지시 따라 하는 직원처럼 보인다."고 물었고 민희진은 "날조다. 해석이 날조다. 카톡이 있으니까 그렇게 말했겠지만 내용의 아젠다가 없지 않나"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이브 측은 "항의서 작성 관련해서 이상우 부대표에게 욕설을 한 거다"라고 재차 짚었고, 민희진은 "화자는 저지 않냐"라고 반문했습니다.
하이브 측이 "기억이 나는 거냐"라고 묻자 민희진은 "아니다. 기억은 안 난다"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하이브 측 법무법인 김앤장 변호사의 유도 심문에 걸린 민희진인 셈입니다.
그런가 하면 뉴진스 부모들이 하이브에 항의 메일을 보낸 과정에 민희진 전 대표가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한 논쟁도 있었습니다.
이에 민희진은 지난해 3월29일 멤버 부모들과 회의를 가진 경위를 먼저 설명했습니다.
그는 "아일릿 티저가 나오고 나서 부모님들이 연락을 주셨다. 부모님의 친구가 아일릿 사진을 보고 뉴진스인 줄 알고 '네 딸 왜 여기 없냐' 하던데 이게 말이 되냐고 하더라"라고 말했습니다.
민희진에 따르면 멤버 부모들은 당시 하이브의 무(無)대처에 불신이 가득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는 "그런 상황에서 아일릿이 뉴진스와 닮아서 이슈가 됐다. 모든 커뮤니티에서 떠들썩했다. 같은 회사라 이렇게 만드는 건지 모르겠다 민희진 동의 받았냐고 할 정도로 유사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해외 팬들도 그랬다. 그런 것들이 봇물 터져서 그럼 항의하자 해서 회사 1층에서 만났던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민희진이 부모들이 쓴 항의 메일을 봐준 것에 대해서도 "어머니들이 다 전업주부들 아닌가. 메일 쓰는 것도 힘들어하시는데 '하고 싶은 얘기가 있으면 초안 쓰면 봐주실 거죠?' 하셨다. 그게 어도어 대표이사의 일이다. 배임하지 않으려면 아티스트 보호가 우선이다. 그렇다면 이분들이 권리 침해를 당해서 항의하려는 거면 당연히 봐드려야 한다"며 "(한 멤버) 어머님이 '대표님은 얘기하면 곤란한 상황이 될 수 있다. 우리 주장이니까 몇분이 따로 전화주셔서 저희가 얘기하는 게 맞다'고 하셨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를 들은 하이브 측 법률대리인은 "민희진 전 대표가 직접 문제제기를 했을 경우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직접 문제제기를 하지 않은 게 아니냐"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민희진은 "해사 행위가 아닌데 오해받을 수 있지 않나. 비리가 있으면 묵인하는 것도 문제다. 그런데 상대방의 성향을 알지 않나. 오해해서 몰아붙일 수도 있지 않나"라고 답했지만, 카카오톡 대화 내역에 '계약상 문제가 될 수 있을 것 같은데'라는 대화 내용이 나오자, "여러 계약일 거다. 어떤 건지는 정말 모르겠다"고 항변했습니다.
민희진은 자꾸 말이 바뀌면서 스스로 제 무덤을 파는 격이 아닌가요?
민희진은 풋옵션 배수를 13배에서 30배로 상향해 제안한 것에 대해서는 "내가 제안한 것이 아니고, 변호사가 논의 없이 전달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이브 측이 "30배면 1370억 원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나?"라고 묻자 "모른다. 계산해본 적 없다"라고 답변했습니다.
또한 아티스트 전속계약 체결 및 갱신 권한 요구에도 "이런 내용이 들어간 것도 뒤늦게 알았다"라고 반박했습니다.
이어 하이브 대리인은 민희진과 무속인의 대화 내용 중 '걸그룹 뺏어오기'에 대해 "뉴진스 멤버들이 쏘스뮤직에서 어도어로 이관되면서 걸그룹 뺏어오기에 성공한 것이냐"라고 물었고, 민희진은 "아니다. 저는 뺏어온 적이 없다"라고 답변했습니다.
민희진은 "뺏어온 것이 아니라 걸그룹 데뷔를 동시에 할 수 없다. 동시에 하면 적이 된다. 사실 저희가 몇 달 차이로 데뷔한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근데 이미 방시혁 의장, 소성진 대표가 그룹을 내고 싶다고 했고, 제가 타협을 해서 뒤로 미뤘다. 근데 데뷔를 영원히 미루면 안되기 때문에 우리 레이블로 옮겨오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협의가 있었다"라고 반박했습니다.
양측은 이날도 법정에서 서로의 주장을 내세우며 날선 대립을 보였고, 재판장이 제지하는 상황도 벌어졌습니다.
재판장은 "감정적으로 표출하지 말아라"라고 민희진을 제지했습니다.
재판장은 민희진에게는 "적절한 답변을 하라. 먼저 맞다, 아니다, 모른다, 기억 안 난다라고 한 뒤에 반문을 하든지 해라"라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하이브 측 변호인에게는 "하이브 측 대리인이 모든 어투에 반응을 하고 있다. 근데 반응해도 어투가 바뀌지 않는다. 일일이 반응하지 말아라"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지난 9월 11일 진행된 변론기일에도 민희진은 증인으로 참석했는데 원고 측 증인인 정진수 하이브 CLO (최고법무책임자)와 격한 언쟁을 벌인 바 있습니다.

당시 두 사람은 경업금지 조항, 투자자 접촉, 아일릿의 뉴진스 표절, 밀어내기 등을 주요 쟁점으로 다루며 첨예한 대립을 했습니다.
민희진은 지난해 11월 초 하이브에 어도어 지분에 대한 풋옵션 행사 의사를 통보했습니다.
주주간계약에 따르면 풋옵션 산정 기준 연도는 2022~ 2023년이 됐습니다.
해당 기간 어도어는 2022년에 영업손실 40억 원, 2023년에 영업이익 335억 원이었습니다.
2022년의 경우 어도어의 유일한 아티스트인 뉴진스가 그해 7월 데뷔했기에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4월 공개된 어도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민희진은 어도어 주식 57만3160주, 약 18%를 보유하고 있고, 이를 토대로 계산하면 민희진이 받을 수 있는 금액은 26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를 두고 하이브는 "주주 간 계약이 7월 해지됐으므로 풋옵션 행사가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고, 민희진은 "주주 간 계약 위반 사실이 없다"며 "하이브의 해지 통보는 효력이 없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하이브와 민희진은 지난 2023년 주주간계약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계약에는 민희진이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는 조항이 들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하이브는 민 전 대표가 뉴진스와 어도어에 손해를 끼쳤다며 주주간계약 해지를 통보했습니다.
그러나 민희진은 자신의 귀책사유가 없었기 때문에 계약은 유효하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양측의 싸움은 법정에서 이어진 상황인 것입니다.

민희진은 이 자리에서 "주주간계약을 먼저 제안했다"면서도 "저는 돈보다 명예, 크리에이티브 퀄리티가 중요한 사람"이라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이어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어도어를 만들 때 제 지분이 0이어야 한다고 했다. 이 얘기를 듣고 박지원 전 하이브 대표에게 돈 때문이 아니라 기분이 나쁘다고 했다. 그러니까 박지원 전 대표가 스톡옵션으로 하자고 하더라"며 주주간계약은 본인이 어도어에 주인 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이어 하이브가 계약을 검토할 시간을 충분히 주지 않았다며, 뒤늦게 경업금지 조항이 있다는 걸 알고 배신감을 느꼈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리고 이후 하이브에 주주간계약 변경을 요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풋옵션을 기존 13배에서 30배로 늘려달라고 하거나, 아티스트 전속계약 해지 갱신 권한을 갖게 해달라고 했습니다.
민희진은 하이브 측 법률대리인이 이 얘기를 꺼내자 "몰랐다"는 말로 일관했습니다.
그는 "놀랍게도 (제 동의 없이 변호사가) 그랬다. 딜 관계에서 그거까지 하고 싶지 않았다. 저한테 얘기해 주셔봤자 저는 잘 모르고, 굉장히 바빴기 때문에 변호사님이 알아서 딜해서 결과만 얘기해 달라고 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다가도 "(아티스트 전속계약 해지 권한은) 원래 주주간계약 내용에 들어갈 수 있는 내용이라면서 이상한 게 아니라는 얘기는 변호사에게 듣긴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민희진은 5시간 30분 넘게 진행된 신문 동안 눈물을 쏟기도 했으며, 격양된 감정을 표출하기도 했습니다.
하이브 측의 발언에 어이없다는 듯 실소를 지어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참관인들 사이에서도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습니다.
하염없이 길어진 재판 시간에 재판부는 당초 12월18일 오후 3시로 잡은 다음 변론기일을 오후 2시로 당겨 진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민희진의 주장은 내용이 너무 많아서 이만 줄입니다.
하이브 측 법률대리인 김앤장은 민희진이 입을 열수록 술술 풀린다는 이야기가 회자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