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우 채종협이 남자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일본 지상파 TBS 화요 드라마 ‘아이 러브 유’(Eye Love You) 인기가 '횹사마' 신드롬으로 폭발하고 있습니다.
채종협은 무해한 친환경 이미지를 얻었다는 의미가 있고, 또한 한류의 글로벌 현지화 진화 성공 사례가 되면서 한일 드라마 증가 추세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채종협에 이어 한효주가 새로운 일본 드라마에 출연하는데 여기서도 초콜릿 가게 사장과의 사랑 이야기라는 점에서 '아이 러브 유'를 연상하게 합니다.
'아이 러브 유' 드라마는 일본에서 3월 26일 화요일 밤 10시 최종회 10회를 앞두고 있어 해피엔딩이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자세한 3가지 이야기를 중심으로 지금 시작합니다.
지난 20일 일본 도쿄의 중심인 시부야에서는 일본 지상파 TBS 화요 드라마 ‘아이 러브 유’의 팬미팅이 성황리에 열렸습니다.
드라마가 방영되고 있는 중간에 팬미팅을 하는 건 일본이나 한국이나 지극히 이례적인 일 입니다.
팬미팅 응모 경쟁률만도 30대 1이 넘었고, 이번 팬미팅 흥행 중심에는 한국배우 채종협이 있습니다.
넷플릭스에서도 공개 중인 '아이 러브 유'는 공개 첫 주 일본 넷플릭스 주간 차트 1위에 올랐으며, 이후 꾸준히 5위권 안에 들고 재방송 등 시청자도 엄청 많습니다.
한국에서도 '아이 러브 유'는 주간 4위에 오르는 등 꾸준히 10위 안에 올라 있고 동남아 등에서도 순위권에 오르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욘사마' 못지 않은 '횹사마' 현상이 나온 데 대해 일본 매체들도 신기해하며 이유를 분석하기 나쁜 상황입니다.
일단 '횹사마 현상' 이유는 채종협이라는 배우의 비주얼에서 상당 부분 나옵니다.
키가 186센티미터, 긴 다리를 지닌 모델 출신으로, 잘 생기고 귀여운 연하남, 거기에 직진남과 멍뭉미까지 장착해 일본여성들이 좋아한다는 것입니다.
15년차 배우인 니카이도 후미가 여자 주인공과도 잘 어울린다는 평가입니다.
다만 니카이도 후미는 드라마에서는 연상녀인데 실제 나이는 채종협이 한 살 많습니다.
채종협은 앙증맞은 귀여움이 아니라 유순한 두부형 귀여움인데 댕댕이, 대형견, 시각장애인 인도견으로 맹활약하는 골든 리트리버처럼 공격성이 없는, 무해한 이미지로 비추고 있습니다.
채종협의 외모 뿐만 아니라 드라마의 스토리텔링과 캐릭터와도 기묘하게 접목돼 '횹사마' 신드롬은 더욱 강력해졌습니다.
다만 로맨스물인 '아이 러브 유'는 한국 시청자들이 보기에는 오글거리는 장면이 많아 '항마력'이 조금 필요합니다.
요즘 청소년들도 이러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순진한 사랑법이지만 어쩌면 이런 철지난 듯한 사랑법이 '아이 러브 유'의 스토리텔링과 맞물려 빛을 발한다는 것입니다.
1. 친환경 드라마
무엇보다 '아이 러브 유'는 친환경 드라마 입니다.
무늬만 ESG 드라마가 아니라 환경보호 스토리가 잘 짜여져 있습니다.
ESG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을 담고 있는 글로벌 변화 트렌드 입니다.
잠깐 주요 스토리 일부를 살펴보겠습니다.
여주인공 유리는 어린 시절 아빠와 홋가이도 기리탓푸곶 해변에서 배를 타며 여가를 즐기다, 난파선에서 기름이 새어나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런데 그 옆에는 해달 2마리가 유영하고 있어 유리는 해달을 구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바닷속으로 뛰어들었는데, 바닷속에 있는 그물에 걸려 올라오지 못할 뻔한 위기 상황에 처했습니다.
이 때 아버지가 바다에 뛰어들어 딸을 구하고 자신은 평생 병상에서 누워지내게 됐습니다.
하지만 아빠는 죄책감에 시달리는 딸의 그런 행동에 원망은 커녕 잘 했다고 위로해줍니다.
유리가 창업한 '돌체 앤 쇼콜라'도 폐기되는 카카오로 초콜릿과 커리를 만드는 친환경 기업입니다.
채종협이 연기한 윤태오는 한국인 유학생으로, 일본에서 해달 등 멸종위기동물을 연구했는데, 친환경기업 '돌체 앤 쇼콜라'에 인턴사원으로 들어가며 태오와 유리는 본격 케미를 맞추게 됩니다.
채종협이 일본 드라마에서 외모만 뽐내는 게 아니라, 환경을 공부하고 멸종위기동물을 연구하는 사람으로 그 가치를 기업과 사회에 구현하려는 캐릭터로 나온 셈입니다.
이는 '횹사마' 이미지 형성에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겨울연가' 배용준의 '욘사마'는 일본 중년 여성의 과거의 기억을 소환해 효과를 극대화했습니다.
'횹사마'는 갈수록 피폐해져가고 있는 지구를 보호하는 등 환경 운동을 실천할 줄 알고, 사랑도 잘 하는 멋진 남자인 것입니다.
2. 한류의 글로벌 현지화
'아이 러브 유'는 한류가 한국이 아닌 일본에서 현지화돼 만들어졌고 다시 한국으로 역수출되는 것은 물론 동남아, 유럽 등 글로벌화로 발전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드라마에서 태오가 사는 집 부근은 관광 명소가 됐고, 최근 서울 북촌에서 촬영할 땐 일본 팬들이 몰려 촬영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한국어 대사와 한국 문화가 스며든 일본 드라마가 인기를 끄는 것에 대해 이동규 동덕여대 방송연예과 교수는 “문화 소비 방식이 ‘가공’이 아닌 ‘직수입’으로 바뀐 결과”라며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콘텐트 유통이 직접적으로 이뤄지면서, 다른 나라의 문화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트렌드로 나타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어 콘텐트와 문화를 그대로 소비하는 건 예능과 음악 분야도 마찬가지 입니다.
지난해 일본 넷플릭스는 ‘K드라마 같은 사랑을 하고 싶어’라는 리얼리티 예능을 방영했습니다.
한국에 온 네 명의 일본 여배우들이 오디션을 거쳐, 한국 남자 배우들과 연애 시리즈에서 연기하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세븐틴은 미니 11집 ‘세븐틴스 헤븐’으로 일본 오리콘 주간 앨범 차트 정상에 올랐습니다.
르세라핌 또한 미니 3집 ‘이지’로 같은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일본어 앨범이 아닌, 한국어 앨범으로 거둔 성과라는데 큰 변화가 있습니다.
현지 음악상도 국내 가수들이 휩쓸고 있습니다.
뉴진스는 지난해 연말 TBS ‘일본 레코드 대상’에서 한국어곡 ‘디토’ ‘뉴진스’ ‘ETA’ 무대를 꾸미고 우수작품상과 특별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습니다.
뉴진스는 또 지난 13일 일본레코드협회가 발표한 ‘제38회 일본 골드디스크 대상’에서 라이즈·르세라핌과 함께 아시아 부문 ‘베스트 쓰리 뉴 아티스트’에 선정됐습니다.
오는 8월 열리는 일본 대표 음악축제 ‘서머소닉 2024’에는 악뮤·베이비몬스터가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는 “1999년 가수 보아로 일본 내 한류가 시작된 이래 현지 언어로 일본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필수였지만, 25년이 흐른 지금은 K콘텐트의 위상 등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며 '한류의 진화 과정’이라고 표현했습니다.
3. 한일 로맨스 드라마 증가
채종협 인기에 따라 한국과 일본에서 각각 양국의 톱스타들을 캐스팅한 멜로드라마가 급증할 전망입니다.
한국에서는 쿠팡플레이가 제작하는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이 준비 중 입니다.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운명 같던 사랑이 끝나고 모든 것을 잊은 여자 '홍'과 후회로 가득한 남자 '준고'의 사랑 후의 이야기를 그린 감성 멜로 드라마입니다.
주연으로는 이세영과 사카구치 켄타로가 캐스팅돼 올해 공개를 목표로 제작 중 입니다.
사카구치 켄타로는 일본의 인기 배우로,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일본 리메이크작 출연부터 '시그널'의 일본 리메이크 작품에 출연하면서 한국과 인연이 깊습니다.
특히 지난 2019년에는 일본 드라마 '그리고, 살아간다'에서 카라 강지영과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추기도 했습니다.
한국에서도 다수의 팬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세영과의 로맨스 호흡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일본 드라마에서는 한효주가 활약합니다.
일본 넷플릭스에서 제작하는 시리즈 '로맨틱 어나니머스'에 캐스팅됐습니다.
함께 호흡을 맞추게 되는 일본 배우는 한국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톱배우 오구리 슌 입니다.
'로맨틱 어나니머스'는 초콜릿 가게 사장과 쇼콜라티에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 작품으로, 일본 영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의 츠키가와 쇼 감독이 연출을 맡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초콜릿 가게 사장과의 사랑 이야기라는 점에서 채종협이 등장한 '아이 러브 유'를 연상하게 합니다.
한효주는 극 중 대인기피증이 있지만 초콜릿 제과에서는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는 쇼콜라티에 역을 맡았습니다.
2PM 출신 황찬성은 일본 후지TV, TWO와 히카리TV가 공동 제작하는 드라마 '순다방인연'의 주연으로 캐스팅됐습니다.
'순다방인연'은 상가 변두리에 있는 복고풍 다방을 배경으로 한국인 사장과 다방을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판타지 드라마이며 황찬성은 다방을 운영하는 한국인 시우를 연기합니다.
황찬성은 "일본 드라마 첫 주연을 맡게 돼 너무 영광스럽고 잘 해내야겠다는 생각뿐"이라며 "각본을 읽고 정말 따뜻한 스토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일본의 유명 배우 이시카와 렌과 미즈하시 켄지가 주인공 ‘시우’의 카페를 찾아오는 단골 손님으로 출연합니다.
'순다방인연'은 3월 30일 첫 방송할 예정입니다.
또 황찬성은 오는 4월 싱글 앨범 '인투 더 파이어(Into the Fire)'를 일본 소속사인 에이벡스(Avex)와 함께 발매하고 도쿄·나고야·오사카에서 발매 기념 투어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이러한 국경을 넘는 한국과 일본 배우들의 협업에 대해 한 방송관계자는 "과거에 한류 콘텐츠가 10대와 20대의 주류 문화로서는 소비가 되지 않았던 반면에 최근 K드라마의 성장과 K팝을 토대로 젊은 소비층들이 한류에 집중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여기에 채종협이 인기를 끌면서 확실하게 일본 시장에서 한국의 문화 콘텐츠가 얼마나 주류로서 자리 잡았는지를 확인하게 됐다고 본다"라고 전했습니다.
아울러 "(이런 가운데) 한국에서 일본 드라마를 시청하는 타깃층과 일본에서 한국 드라마의 주 시청층이 가장 선호하는 장르가 멜로라는 점에서 공통성이 부여됐다"라며 "앞으로 나오게 될 두 드라마 모두 양국에서 인기를 끈다면 이런 양국의 문화적 교류가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채종협 '횹사마' 신드롬이 일본 열도에 이어 글로벌 시장으로 불어갈지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새로운 드라마에도 영향을 줄지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