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이야기

'텔레그램 창업자 겸 CEO' 두로프, 결혼 없이 3명+생물학적 자녀 100명 가능한 이유...이용자 9억명-재산 20조원-국적 4개, 전용기 타고 세계여행?...프랑스 당국 체포 후 74억원 받고 보석 석방...러시아, 분노...마크롱 친분 왜

탐진강 2024. 9. 1.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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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체포된 메신저 앱 텔레그램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 CEO 파벨 두로프는 베일에 싸여 있는 인물입니다. 

자신이 개발한 텔레그램과 유사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두로프는 결혼하지 않았지만 3명의 자녀가 있고, 또 생물학적 자녀가 약 100명이나 있다고 합니다.


텔레그램 이용자는 9억명, 재산은 20조원에 달하며 전용기를 타고 전세계를 돌아다니고 있는데 프랑스에서 체포됐습니다.

그는 무려 74억원의 보석금을 내는 보석 조건으로 석방돼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두로프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파벨 두로프는 소련 레닌그라드에서 1984년 10월 10일 출생으로 39세입니다. 



그의 형 니콜라이 두로프는 1980년생으로 나이가 4살 많습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두로프가 인터뷰를 거의 하지 않는 등 '미스터리한' 인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두로프는 그간 언론 인터뷰는 피하면서도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자신의 취향 등을 공개하는 괴짜 행보를 보여왔습니다.

두로프는 과거 텔레그램 채널에 게재한 글에서 고기와 술, 커피를 멀리하며 '고독한 삶'을 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7월에는 12개국에서 정자를 기증해 100명이 넘는 아이들의 생물학적 아버지가 된 것을 자랑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그가 기증한 정자가 모스크바의 한 클리닉에서 3만 5000루블, 약 51만원에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건강한 정자가 부족해 심각한 출산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데, 이를 완화하는 데 일부 기여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두로프는 자기 아들에 대한 학대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AFP는 소식통을 인용해 "두로프는 2017년에 태어난 아들에 대한 '심각한 폭력 행위' 혐의로도 조사를 받고 있다"며 "현재 아들은 스위스에서 엄마와 함께 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두로프의 전 파트너는 지난해 "두로프가 아들에게 폭력을 행사했다"며 스위스에서 법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스위스 제네바주 사법당국에 제출된 고소장에 따르면 두로프와 전 파트너는 결혼한 적은 없지만, 아들 2명과 딸 1명 등 3명의 자녀를 두고 있습니다.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두로프의 재산은 155억달러, 약 20조6000억원에 이릅니다. 

2012년에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사무실에서 고액권 지폐를 행인들에게 날리는 기행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두로프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입니다. 

그의 조부모는 독재자 스탈린 치하에서 탄압받았고, 조부는 악명높은 강제수용소 중 한 곳에 보내졌다고 합니다. 

두로프가 개발한 텔레그램의 보안성을 이런 가족사와 연관 짓는 시각도 있습니다.

두로프는 지난 4월 미국의 극우 논객 터커 칼슨 전 폭스뉴스 앵커와 인터뷰에서"(사람들은) 독립성을 사랑한다. 그들은 프라이버시와 자유를 사랑하며, 텔레그램으로 바꾸는 많은 이유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두로프는 또 자신의 출신에 대한 질문에 "옛 소련에서 태어나 4살 때 이탈리아로 이주해 학교에 다녔다"며 "사실상 유럽인인 셈"이라고 답했습니다. 

아버지 발레리가 언어학자로 일하며 이탈리아에서 근무했기 때문입니다.

소련 붕괴 후에는 다시 러시아로 돌아왔다고 했습니다.

그는 상트페테르부르크대를 졸업한 2006년 러시아판 페이스북 프콘탁테 VK를 개발해 '러시아의 마크 저커버그'로 불렸습니다. 



하지만 이용자 개인 데이터를 러시아 연방보안국 FSB에 넘기는 것을 거부해 크렘린과 마찰을 빚은 뒤 회사 지분을 매각하고 2014년 러시아를 떠났습니다.

그는 러시아 정부가 브콘탁테에 우크라이나 유로마이단 시위 참가자의 개인정보와 반정부 인사들의 계정을 넘기라고 요구하자 이를 폭로하고 독일로 망명했습니다.

그는 "누구의 명령을 받기보다는 자유로워지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를 떠나기 1년 전인 2013년 형 니콜라이 두로프와 함께 텔레그램을 출시했는데 독일 망명 후 텔레그램을 본격적으로 서비스해 세계적인 성공을 거뒀습니다. 



텔레그램의 현재 활성 이용자 수는 9억명을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자유를 가장 우선시하기 때문에 돈이나 비트코인 외에 부동산, 비행기, 요트 같은 자산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또 텔레그램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가 1년 이내에 10억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는 이후 아랍에미리트 UAE 두바이에 정착했습니다. 

그리고 카리브해 섬나라 세인트키츠네비스 시민권을 얻었습니다. 

또 2021년 8월에는 프랑스 국적을 취득했습니다.

그는 세계적인 IT 기업들이 모인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본사를 옮기는 방안도 생각했지만, 샌프란시스코 길거리에서 강도를 만난 경험과 미연방수사국 FBI의 과도한 관심 때문에 계획을 실행하지 않았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러면서 FBI가 잠재적인 사용자를 감시하기 위해 비밀리에 엔지니어를 고용해 인증 없이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는 백도어를 구축하려고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두로프는 아동 포르노, 사기, 사이버 괴롭힘, 마약 밀매, 조직범죄, 테러 옹호 등 각종 불법 콘텐츠가 텔레그램 내에서 무분별하게 유포·확산하는 걸 방치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두로프는 지난 24일 저녁 프랑스 파리 외곽 르부르제 공항 활주로에 선 전용기에서 내리다가 붙잡혔습니다. 

프랑스 사법경찰국 산하에서 미성년자 폭력을 전담하는 사무국(OFMIN)이 예비 수사를 토대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습니다. 

두로프는 자신이 수배자인 걸 알면서도 아제르바이잔에서 전용기를 타고 파리로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두로프는 프랑스에서 체포된 뒤 프랑스 억만장자인 그자비에 니엘(Xavier Niel) 회장에게 자신의 구금 사실을 알려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우리나라는 프랑스 당국에 '딥페이크 성범죄영상물' 관련 상시 협력관계 구축을 긴급 요청했습니다. 

AFP 통신은 8월 29일 소식통을 인용해 "두로프는 지난 24일 체포 이후 프랑스 통신사 '프리'(Free)의 모회사인 통신 그룹 일리아드의 설립자 그자비에 니엘 회장에게 자신의 체포 사실을 알려달라고 요청했다"는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니엘 회장은 프랑스의 10대 부자 중 한 명이며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가까운 재계 인사입니다.


니엘 회장은 세계에서 가장 큰 스타트업 캠퍼스 '스테이션F', 강사 교과서 학비가 필요없는 IT기술학교 '에꼴42', 벤처투자사 키마벤처스 등을 설립해 프랑스 내 '스타트업계의 대부'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습니다. 

그가 발굴한 스타트업에는 트랜스퍼와이즈, 젠리, 리치 등이 있습니다. 

니엘 회장은 키나벤처스를 통해 매년 전세계 50여개국에서 스타트업 100개에 투자, 창업 생태계의 선순환을 이뤄내고 있습니다. 두로프는 스타트업 시기부터 니엘 회장과 친분을 가져온 것으로 관측됩니다. 

AFP 통신은 두로프와의 관계 등 입장을 듣기 위해 니엘 회장 측에 연락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두로프는 또 경찰에 구금됐던 동안 마크롱 대통령과 관계도 언급했다고 또 다른 소식통이 AFP 통신에 전했습니다.

두로프가 구명을 위해 프랑스 고위 인사와 인맥을 거론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앞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마크롱 대통령이 2018년 두로프와 점심을 함께하며 텔레그램의 본사를 프랑스 파리에 두라고 권했으나 거절당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르몽드 역시 러시아 출신인 두로프가 2021년 프랑스 시민권을 획득하기 전 마크롱 대통령을 여러 차례 만났다고 보도했습니다.



두로프는 프랑스에 특별히 기여한 외국인을 위한 특별절차를 통해 시민권을 얻었습니다.

그는 텔레그램 내 아동 음란물 유포·마약 밀매·조직적 사기 및 자금 세탁 등을 방치해 사실상 공모하고 수사 당국의 정보 제공 요구에 불응한 혐의 등으로 8월 28일 예비 기소됐습니다.

향후 수사 판사의 조사를 거쳐 최종 법정행이 가려질 예정입니다.

두로프는 보석금 500만 유로, 약 74억 원을 내는 조건으로 석방됐습니다. 



다만 주 2회 경찰서에 출석해야 하며 프랑스 출국도 금지됐습니다. 

법원은 두로프의 여권 등도 모두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텔레그램 창업자 두로프 사건이 러시아, 프랑스 등 국제적 사건으로 비화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프랑스 당국에 텔레그램 딥페이크 성범죄영상물 대응과 관련해 긴급 공조 요청을 보냈습니다.

방심위는 8월 29일 류희림 위원장 명의의 서한을 통해 텔레그램과 직접 소통이 가능하도록 지원해줄 것과 향후 텔레그램 문제에 관련된 상시 협력관계 구축을 긴급 요청했습니다. 


아울러 텔레그램 딥페이크 성범죄영상물로 인해 최근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심각한 사회적 피해를 설명했습니다. 

구체적인 범죄유형을 적시하면서 22만명이 연루된 이 범죄의 주된 피해자가 미성년자임을 강조한 뒤 긴급 공조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번 서한은 ‘딥페이크 성범죄영상물 10대 종합대책’에 따른 후속조치로 텔레그램과의 핫라인 확보를 위한 단계적 조치의 일환입니다.

방심위 관계자는 “프랑스 수사당국과의 접촉 채널이 확보된 만큼, 앞으로 지속적으로 다양한 방법을 통해 협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두로프가 프랑스에서 예비기소되자 러시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치르면서 주로 사용했던 통신 수단이 텔레그램이었는데 두로프가 암호화 정보를 푸는 방법이라도 털어놓게 되면 러시아의 주요 군사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8월 29일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텔레그램은 그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도청을 피해 사용하던 전장의 주요 소통 창구 역할을 맡아 왔습니다. 



러시아는 암호화되지 않은 무선 트래픽이 우크라이나에 의해 비교적 쉽게 도청되자 이를 피해 텔레그램을 선택했습니다.

텔레그램 본사는 러시아와 우호적인 관계인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러시아군은 휴대전화 네트워크나 스타링크 위성 터미널을 이용해 텔레그램에 접속하고 있습니다. 

군에 드론, 야간 투시경, 차량 등의 원조를 제공하는 의용병들도 텔레그램을 활용해 운용되는 상황입니.

러시아의 군사 전문 블로거인 포뵤르누티예나는 “사실상 러시아군 통신 책임자를 구금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영국 더타임스는 “두로프 체포는 러시아에 가장 큰 비극이 될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러시아에선 두로프가 조사 과정에서 텔레그램 암호화 정보를 푸는 방법을 털어놓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알렉세이 로고진 러시아 의회 고문은 "정보 전송, 대포 조준 등 많은 일들이 텔레그램을 통해 주로 이뤄진다"며 "많은 사람이 두로프를 체포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러시아군의 최고 통신책임자를 체포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농담을 할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러시아 당국도 발끈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8월 29일 브리핑에서 두로프 사건과 관련해 "지금은 어떠한 판단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프랑스에서 일어나는 일이 정치적 박해로 가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우리는 마크롱 대통령이 이 사건과 정치의 연관을 부인했다는 것을 알지만 한편으로는 특정 비난들이 나오고 있다"며 "다음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두로프가 여전히 러시아 시민권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필요한 경우 그를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구체적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정치적 사건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일부 러시아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자국에 억류 중인 서방 포로와 두로프를 교환하자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러시아 태생인 두로프는 프랑스, 세인트 키츠 네비스, 아랍에미리트 국적을 취득했습니다.

다른 한편에선 러시아가 공개적으로 경고 메시지를 낸 것을 놓고 두로프를 향해 "서방에 협력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 일종의 압박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두로프는 2018년 러시아의 부모를 방문하지 못하는 것을 불평했으나 2020년 러시아가 입국 금지를 해제한 뒤 러시아에 머물러왔습니다. 



2019년 러시아 국영은행이 텔레그램의 10억 달러 투자금 유치를 지원했으며 다수의 러시아 투자자들이 투자에 참여했습니다.

당시 두로프는 제한 해제가 러시아 안보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며 텔레그램이 이용자 정보를 유출하지 않고 “극단주의 선전”을 제거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밝혔었습니다.

두로프는 프랑스에서 체포된 후 8월 28일 성 착취물 유포, 마약 밀매 등 온라인 불법 행위를 공모한 혐의 등으로 예비기소됐습니다.

예비기소란 범죄 혐의가 있다고 믿을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지만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내리는 준 기소행위에 해당합니다. 

예비기소된 피의자는 혐의를 더 구체적으로 특정하기 위한 조사 뒤 본기소 여부를 판단 받습니다.

로이터는 두로프에 대한 프랑스 당국의 처분은 "자사 플랫폼에서 불법 콘텐츠를 단속하는 데 소극적인 기술기업의 CEO들을 다루는 방식에 큰 변화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한 때 '러시아의 저커버그'로 불렸던 두로프가 이제 국제 범죄자로 전락할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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